우울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방어이자 이들의 경험을 조직하는 기본 방어는 '내사'이다. 이것은 우울 심리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해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심적 작용이다. 정신분석적인 임상 이론이 발달하면서 단순한 에너지 개념을 넘어서서 내재화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Freud는 'Mourning and Melancholia'(1917a) 에서 이를 묘사하였고, Abraham은 이를 우울한 사람의 '일허버린 애정 대상과의 동일시' 라고 하였다. 분석가들은 우울에서 내재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하였고, 기분부전이라는 불행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치료자의 역량을 키우는 데 크게 공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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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환자들과 작업할 때 치료자는 내재화된 대상의 소리를 듣는다. 내담자가 "그건 틀림없이 내가 이기적이기 때문이에요." 라고 해서, 치료자가 "누가 그런 말을 하나요?" 라고 물으면, '엄마'(혹은 아버지, 조부모, 손위 형제 등 내사된 비판자)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종종 치료자는 마치 유령에게 이야기 하는 것 같고, 치료가 제대로 되려면 푸닥거리라도 해야 할 것처럼 느낀다.이 예에서 보듯이, 우울한 사람들을 특징짓는 내사는 오래된 애정 대상의 혐오적 특성을 무의식적으로 내재화시킨 종류이다. 애정 대상의 긍정적인 속성은 일반적으로 호의적으로 기억되지만, 부정적인 속성은 자기의 일부분으로 느껴진다(Klein,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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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대상이 적대적이고, 비판적이고, 방치한다고 느끼고 그런 이미지를 내재화했다고 해서 그 대상이 반드시 실제로 그랬다는 뜻은 아니다(물론 실제로 그러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치료를 더욱 방해하기도 한다.). 아버지가 아들을 매우 사랑했지만 아들은 버림받았다고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그 아버지는 갑자기 어려워진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부업까지 해야 했거나, 혹은 중병으로 갑자기 입원을 했을 수도 있다. 어린 아들은 아버지의 유기에 대해 적대감을 느끼지만, 그러면서도 아버지를 간절히 원하고, 아버지가 곁에 있었을 때 그의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자책할 것이다.아이들은 제 자신의 반응을 자기를 버린 애정 대상에서 투사하여, 그 애정 대상이 화가 났거나 마음이 상해서 떠났다고 상상한다. 그런 악의적인 혹은 상처받은 유기자의 이미지는, 아이로서는 견디기가 너무 고통스럽기도 하고, 또 애정 대상과 재결합하고자 하는 소망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의식 밖으로 추방되어 자기의 나쁜 부분으로 경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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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아동은 상실한 대상을 이상화하는 한편 모든 부정적 정동을 자기 감각 속으로 추방하면서 외상적 상실 혹은 너무 이른 상실의 경험을 극복하려고 한다. 이 잘 알려진 우울 역동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은 나쁜 사람이고, 꼭 필요한 사람을 자신이 쫓아 버렸고, 앞으로 또다시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자신의 나쁜 점을 차단해야 한다는 느낌을 온몸에 배게 만든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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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우울한 사람들이 이런 방식으로 적대적 감정을 처리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이유를 설명해 준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신의 나쁜 점이 사랑하는 대상을 내쫓았다고 믿음으로써 고통스러운 분리로부터 벗어났다면,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 오직 긍정적인 감정만을 느끼려고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적대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우울한 사람들의 저항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좀 더 좋은 사람이 되면 배우자가 더 이상 자신을 학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난폭한 배우자 곁에 머문다. 이 참단하고 주목할 만한 현상 또한 이런 역동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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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낸시 맥윌리엄스/ '정신분석적 진단'